CLOUDED CERTAINTY
2026.07.21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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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Clouded Certainty — 불안을 회화적 질서로 전환하는 수행의 기록

김재경의 회화는 현대인이 경험하는 실존적 불안을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닌, 화면 안에서 하나의 조형적 질서로 구축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작가는 삶의 틈새마다 스며드는 불안과 불확실성을 제거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근원적 조건이며, 반복되는 회화적 수행을 통해 끊임없이 해석되고 재구성되는 대상이다.

이번 개인전  CLOUDED CERTAINTY 는 그러한 사유가 가장 응축된 결과물이다. '흐려진 확신'이라는 역설적 제목은 확신의 상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확신에 도달하기 위해 끝없이 질문을 반복하는 창작자의 태도를 드러낸다. 흔들림은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조형 언어를 생성하는 동력이 되며, 불안은 회화를 움직이는 가장 본질적인 에너지로 전환된다.

작품 속 여성 인물은 특정 인물을 재현하는 초상이 아니다. 이는 작가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심리적 자아이며,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인물은 관람자의 시선을 압도하는 동시에 감정의 중심축으로 기능하며, 그 주변을 둘러싼 치밀한 패턴은 불안을 붙잡아 두기 위한 반복적 행위의 흔적으로 읽힌다. 무수한 선과 문양은 장식적 요소를 넘어 시간을 축적하는 회화적 기록이자, 감정을 정돈하는 수행의 흔적이다.

전시의 중심 작품인 〈Clouded Certainty II〉는 이러한 조형 언어가 가장 성숙한 형태로 드러나는 100호 대작이다. 대형 화면 전체를 빈틈없이 메운 정교한 패턴과 인물의 묘사는 압도적인 밀도를 형성하며,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세분화되는 구조는 관람자로 하여금 화면 속으로 깊이 침잠하게 만든다. 특히 푸른 계열을 중심으로 한 절제된 색채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보다 내면으로 침잠시키며, 긴장과 고요가 공존하는 독특한 심리적 공간을 형성한다.

2025년 작업과 2026년 신작을 비교하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Glory I〉, 〈Life Like Sugar〉가 고채도의 강렬한 색채를 통해 불안과 정면으로 대면하는 에너지를 보여주었다면, 〈Clouded Certainty III·IV·V〉에서는 색채가 한층 절제되며 사유의 깊이가 강조된다. 화면은 더욱 차분해졌지만 밀도는 오히려 높아졌고, 반복되는 패턴은 장식성이 아닌 긴장감과 리듬을 구축하는 조형적 장치로 기능한다. 이러한 변화는 작가가 감정을 표현하는 단계에서 감정을 구조화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신작 〈Gentle Dawn은 어두운 배경과 회색 헤어의 대비를 통해 기존 연작과는 다른 심리적 공간을 제시한다. 이는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형 언어를 확장하며 서사의 층위를 넓혀가는 새로운 시도로 읽힌다.

김재경의 회화에서 상상의 식물들은 자연을 재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그것들은 작업 과정에서 축적된 시간과 감정이 응축되어 생성된 심리적 풍경이며, 화면 속 생명성을 확장하는 또 하나의 조형 언어이다. 결국 인물과 패턴, 식물은 각각 독립된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를 이루며 불안이라는 비가시적 감정을 시각적 질서로 전환한다.

김재경의 회화는 감정을 서술하지 않는다. 그는 불안을 반복적인 노동과 치밀한 화면 구성 속에서 하나의 구조로 구축하며, 그 과정을 통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리를 보편적 조형 언어로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불안을 극복의 대상이 아닌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제안하며, 회화가 어떻게 개인의 내면을 보편적 공감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김재경

김재경 작가는 삶의 틈새로 스며드는 해소될 수 없는 불안을 회피하기보다, 이를 다채로운 색채의 파편들로 형상화하여 삶의 일부로 수용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작가는 불안에 맞서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도망치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자아의 심리를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에 투사하며, 엄습해 오는 불안을 오히려 가장 빛나는 존재로서의 서사로 치환합니다. 결국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누구나 마주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불안의 감정을 담담히 꺼내어 놓으며, 감상자와 깊이 교감하고 공감하는 공생의 시간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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