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이번 개인전은 신작 회화 21점을 통해, 인간다움의 근원을 탐색하는 서사적 여정을 펼쳐낸다. 작가는 신화적 서사와 실존적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불완전한 삶의 장면들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여전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제안한다. 캔버스 위의 거인은 특정하지 않은 인물처럼 등장하지만, 바로 그 모호함 속에서 우리 각자의 모습이 투영된다.
서민정은 고정된 인물을 그리는 대신, 형태 이전의 덩어리와 추상적 장면들을 통해 질서 이전의 상태—카오스—를 시각화한다. 그 덩어리는 아직 정의되지 않았고, 어떤 것도 될 수 있으며, 우리 존재의 또 다른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번 전시는 ‘신화는 허구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견디기 위한 또 다른 언어’라는 인식 아래, 관객이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감각적 문턱을 마련한다.
《The Human Condition》은 선언이나 정답이 아닌, 여전히 포기되지 않은 감각들에 대한 응시다. 삶의 균열 사이에서 피어나는 연민, 관계 속 여백, 그리고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의지에 관해 작가는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전한다.